Slow Slow quick quick Slow
Slow Slow quick quick Slow
전시를 멈추어 세우려는 시도에는 어딘가 다소 기이한 구석이 있습니다. Yesum Yoon의 작업들은 다른 계획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들은 기대고, 모이고, 뻗어나가고, 흔들리며, 기다립니다. 어떤 것들은 자신만의 방향으로 나아갈 준비가 된 듯 보이고, 또 어떤 것들은 그저 잠시 멈추어 선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불쑥 움직임을 재개하기라도 할 것처럼 말입니다. 이들은 한데 모여 다양한 척도와 속도, 기질이 교차하는 풍경을 이루어내며, 관람자는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대신 이 풍경의 일부가 됩니다. 전시의 리듬은 대화와 실험, 제안, 생각의 변화, 그리고 적지 않은 방황을 거치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이전에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으며, 이제 우리의 작업 방식은 함께 춤을 추거나 재즈를 연주하는 일과 조금 닮아 있습니다. 한 사람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이 호응합니다. 때로는 같은 리듬을 따르고, 때로는 일부러 그 리듬을 놓쳐버리기도 합니다. 어떤 제안은 우회로가 되고, 그 우회로는 작업이 되며, 때로는 우리 둘 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가 불쑥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꽤 많은 제목의 후보들을 거쳤습니다. 날씨. 기후. 리허설. 재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지나치게 잘 설명해버리는 듯한 단어들이었습니다. (말라르메였다면 대상을 너무 성급하게 명명하는 것은 발견의 기쁨을 앗아간다고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에코라면 작품을 열린 상태로 두라고 상기시켰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작업들은 무게감을 지닙니다—물질적으로, 신체적으로, 어쩌면 감정적으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굳이 무겁게 굴고 싶어 하지는 않는 듯합니다. 작업들은 도시 속 사람들처럼 저마다의 리듬을 지닌 채 공간 속을 움직입니다. 달리거나,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기다리고, 멈추어서거나, 돌연 방향을 바꾸면서 말입니다. 멈춤이 반드시 정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도 많은 것을 품어낼 수 있습니다. 만약 모든 일이 느리게만 일어났거나 빠르게만 진행되었다면, 우리는 결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이곳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물들은 각자의 작은 줄기와 흐름을 따라 줄곧 움직이고 있었으며, 때로는 갈라지고 때로는 교차하며 마침내 어딘가에서 만났습니다. 어쩌면 이 풍경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이 가라앉아 안착된 장소가 아니라, 여전히 움직이는 도중에 서로 마주하는 장소 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전시가 스스로 펼쳐지도록 두기로 했습니다.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기보다는 춤을 추며. 설명하기보다는 노래를 부르며. 거닐고. 웃고. 그리고 필요하다면, 울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Slow Slow quick quick Slow. 천천히 시간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아니면,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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